때로는요부처럼

때로는요부처럼

레드코코넛 0 1998
때로는요부처럼
나이를 먹어도 남자들은 애교 많은 여자라면 사죽을 못쓰는 법이다. 더군다나 잠자리에서 살살 녹이는 요부가 되어주는 아내라면 더더욱 그렇다. 요부되기 

나는 오늘 밤엔 큰맘먹고 요부가 되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타고난 무뚝뚝한 성격이니 어쩌란 말인가. 예로부터 잉꼬부부들은 모름지기 잠자리에서 과감히 변신할 줄 아는 여인의 기지로 가능하다고 했건만. 나는 평소에 안 하던 짓을 하려니 영 내키지 않았다.
 ‘섹시한 건 자신 없지만 귀여운 건 자신 있어.’
난 스스로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면서 ‘특별한 밤’을 위한 목욕재계에 착수했다.  오랜만에 일찍 퇴근한 남편. 점심을 부실하게 먹었다며 오자마자 냉장고를 뒤지고 있다.

“너무 배가 부르면 힘들 텐데. 오늘 그냥 잘 거야?”
 이 한마디에 눈치를 챘는지 희색이 만연하다. 나물 일색의 저녁 밥상을 맛나게 비우고는 시계를 들여다보며 애를 빨리 재우라고 난리다. 드디어 밤 10시가 다 되어서야 둘만의 시간을 갖게 된 우리 부부. 여느 때처럼 문 닫고 불 끄고 돌진하는 남편.    "잠깐만 자기야.”

난 계획했던 대로 귀여움 모드로 말했다.
 “오늘은 내가 위에서 해보고싶어.”  시선을 떨구고 부끄러워 어쩔 줄 모르는 나를 남편은 부드럽게 감싸 안아주었다. 나는 어정쩡하게 남편 위로 올라갔다. 하지만 너무 능숙하게 움직이면 역효과가 날 것 같아 여전히 어설프게 허리를 돌렸다. 남편이 양 손으로 엉덩이를 잡아주면서 도와주기도 했다. 그랬더니 힘도 들지 않고, 남편이 원하는 방향을 알 수 있어 한결 수월했다.  “너무 힘들어.”  난 지친 듯이 침대에 내려와 눕는다. 고맙다는 표시인지 그가 이번에는 얼마나 열심히 애무를 해주는지. 하지만 나라고 가만히 있을 수 있나. 난 애무중인 그의 손을 꽉 잡고 내가 원하는 부위로 이곳저곳 옮겨 다녔다. 특히 그가 종종 외면하던 음핵부위는 얼굴에 키스를 퍼 부으면서 시선은 돌리고 손으로만 애무하도록 유도했다.  이 날은 평소보다 멋지고 특별한 밤을 보낸 것으로 기억한다. 여자가 섹스를 리드한다고 하면 경험도 많고 너무 밝히는 여자처럼 보일까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리드하면서도 부끄러워하고 어색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남자는 더 감동하는 것 같다. 체면도 살고 원하는(?) 것도 얻으니 이것도 일석이조인가?  침대위의 내숭?  어디까지 어설퍼 보여야 하며, 언제부터 능숙하게 움직여야 할까? 남자들은 자신의 여자가 전희과저에서 프로처럼 능수능란하다가 정작 삽입에 들어가려면 당황하고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적잖이 감동하신다. 물론 그녀의 내숭이라는 것이 다 들여다 보이더라도 말이다. 아래의 몇가지 팁으로 그를 감동시켜 보는건 어떨까?  
1. 체위를 바꾸는 타임에서 너무 자연스러운 동작 연결은 피할 것.
2. 옷을 벗을 때는 수줍게 돌아서는 정도의 센스
3. 알아도 모르는 척 질문하는 자세. “어떻게 하는 거야?”
4. 침실 위에서 빼놓지 말아야 할 명언 “이런 느낌 처음이예요”
5. 보호본능을 자극시키는 멘트 “아파요, 살살 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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