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각의 사슬 (1부)

망각의 사슬 (1부)

레드코코넛 0 355

바닷가로 달려들던 파도가 바위와의 힘겨루기에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듯 산산히 부서진 몸뚱아리를 허공속의 하얀 포말로 흩어놓자 때를 기다렸다는듯 바닷가를 감싸돌던 차가운 겨울 바람이 파도의 포말을 휘몰아 우두커니 서있던 하나의 인형을 향해 몰아쳤다. 그러나 바람의 시샘어린 짖굿은 행동에 아무런 움직임없이 자신을 덮치던 포말을 그대로 맞아버리고 있는 인형에 바람은 머쓱해진듯 겨울 바닷가의 해변을 따라 그 자취를 감추어 가고 있었다. 수진은 자신의 얼굴을 덮치는 파도의 차가운 포말을 그대로 맞으며 바닷가를 향하고 있는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그리고 몇번인가 또다시 자신을 희롱하듯 다가서는 겨울 바닷가의 차가운 바람을 그대로 맞았지만 계속되는 겨울 바람의 장난에 더 이상 응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듯 서서히 몸을 돌려 겨울 바닷가의 한적한 해변을 벗어나고 있었다. " 커피 흐리게 한잔 주세요.... " " 네... "



 



주문을 받고 돌아서는 주인듯한 사십대 가량의 남자는 홀로 외롭게 겨울 바닷가를 찾아와 커피를 주문하는 수진을 힐끗 바라본체 카운터 앉아있던 남자의 아내인듯한 여자에게 무언가를 속삭이고 있었다. 아마도 그 부부는 수진이 사랑의 상처를 받았거나 아니면 신상에 무언가 커다란 변화가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는듯 했다. 그렇지 않다면 겨울 바닷가를 여자 혼자 찾아올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듯 했다. 그러나 수진은 그런 부부의 일상적인 관심어린 눈빛에 아무런 반응도 없이 그저 창밖만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그윽한 커피의 향기가 수진의 후각을 자극하며 몸안으로 스며들자 수진은 차가운 바람속에 내맡긴체 얼어버린 몸이 서서히 풀려감을 느꼈다. 그렇게 얼어있던 몸이 서서히 녹아감을 느끼자 수진은 다시 창밖으로 보여지는 풍경에 시선을 고정하며 결코 다시는 생각하지 않고 싶었던 기억의 잔상이 피어오르자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아랫 입술을 물었다.



 



" 여...보.... " " ..... " 수진은 얼어 붙은듯 그자리에 선채로 벌거벗은 하체를 침대 시트로 가리며 자신을 바라보며 말을 잊지 못하는 남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수진의 남편 곁에서 벌거벗은 몸을 미처 가리지 못한체 고개를 돌리고 앉아있는 자신의 친구인 주영을 발견하자 선영은 떨려오는 자신의 몸을 주체하기 힘든듯 아랫 입술을 굳게 문체로 두 사람을 노려 보았다. 그렇게 두 사람을 노려보던 수진이 자신의 눈가에 이슬이 맺혀감을 느끼자 한쪽손에 들고있던 꾸러미를 두 사람을 향해 던진뒤 몸을돌려 현관으로 뛰어갔다. 수진은 자신의 머릿속으로 떠올리고 싶지않았던 기억이 떠오르자 바닷가를 향했던 눈을 감아버렸다. 하지만 그렇게 눈을 감아버린 수진의 마음은 커피잔을 부여잡은 떨리는 손을 통하여 울고 있었다. 주영은 말없이 앉자있는 태우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자신의 친구 남편이자 자신의 육체를 처음으로 안아버린 남자였던 태우였다



 



그러나 지금 이순간 태우나 자신은 그토록 조심했던 자신들의 관계가 수진에게 모두 발각된 현실 앞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심하고 있었다. 주영은 이렇게 벌어지고만 상황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친구의 남편과 몸을 섞을 당시부터 언젠가는 이런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했지만 지난 일년간을 아무런 변화없이 무사히 태우와의 관계를 지속해오자 주영은 어느덧 자신을 감싸고 있던 수진에 대한 죄책감이나 불안감이 차츰 사라지기 시작했고 그에맞춰 주영은 수진이 업무차 출장을 가게되어 수진이 집을 비울땐 수진이 잠들었을 침대위에서 태우와 함게 섹스의 열락에 빠져들기도 했고 어느땐 수진이 집에 있던 순간에도 태우와 순간적인 섹스를 가지기도 하는듯 그 수위가 높아져 갔지만



 



다행이 수진은 아무런 눈치를 채지 못했고 그렇게 지난 일년간 외줄을 타듯 이어왔던 태우와의 관계가 이제 모두 드러나 버린 것이다. 더우기 자신의 친구인 수진의 집에서 태우와 함께 침대에 나란히 누워 미처 끝내지 못했던 섹스의 열락에 취해있던 모습으로 그대로 말이다. " 이제 어떡하죠... " " .... " 주영이 태우를 향해 먼저 입을열자 태우는 주영을 바라보며 아무말도 하지 못한체 연신 담배만을 피워대고 있었다. " 태우씨... " 주영이 재촉하듯 태우를 다그치자 태우는 입에 물었던 담배를 재덜이에 비벼끈뒤 주영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나도.. 모르겠어.. 어떻게 해야할지... " " .... " " 일단 수진이와 이야기를 해봐야겠지.. 하지만 그게 소용이 있을지 모르겠어..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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