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만난 남자 - 2부

인도에서 만난 남자 - 2부

레드코코넛 0 322

인도에서 만난 남자 2








"안녕하세요. 다들 좋은 여행되기를 바랍니다."




주위를 향해 손을 흔드며 능청 스럽게 너스레를 떨었다.




아무도 아는 이 없는 타지에 가면 무턱대고 용감해지는 사람이 있다. 꼭 그게 내 꼴이네.




우리 이쁜이가 남자는 어느장소에서나 기가 죽으면 안 된다고 했는데.




상기된 얼굴을 당당히 쳐들고 입국 절차를 마치고 얼마간의 돈을 환전해서 카터를 몰고 나가는데




한무리의 사람들이 모여있다. 저긴가?






** 여행사




내가 신청한 여행사의 피켓을 들고 한 남자가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 있다가 다가가는 나를 보고 반가이 묻는다.






" 혹시 서 인호 씨 입니까? "




"네"




그 남자는 나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주위를 둘러보고 말했다.






"마지막 분이 도착 하셨으니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저는 이번 여러분의 배낭혀행 가이드를 맡게된




김 성운 이라고 합니다. 여기서는 편하게 K 라고 부릅니다. 피곤 하실 텐데 오래 말 하는 건 좋지 않을 듯 하고




먼저 숙소에 도착해서 방 배정을 하고 난 다음 이후의 일정을 간단히 말씀 드릴겠습니다."






의외의 정중한 말투와 배려는 나를 놀라게 했다. 많지는 않지만 몇변의 여행중에 내가 느낀 바로




대부분의 가이드는 여행을 수월하게 이끌어가기 위해서 첫 만남에서 강한 임펙트를 주려고 질질 끄는 경우




가 많았고 말도 중언부언 비지니스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어두워서 그의 얼굴이나 형체는 잘 보




이지 않았지만 꽤 괜찮은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빠하르간지. 16people. 1. 6"




그가 공항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미니 버스를 잡고 흥정을 시작했다.






"아마 환전을 아직 하지 않으신 분도 계실 것 같아서 제가 먼저 지불을 하고 여러분에게 나중에 받도로 하겠습니




다. 1인당 50루피 입니다."








좁은 버스를 타고 시내를 달리다 보게된 세발 자동차 그리고 벽에 수백장씩 도배된 포스터는 이국적인 흥취를 느




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내 앞에 앉은 배드민턴 라켓을 든 왠 인도인이 뭐라고 말을 걸어 왔지만 도저히 발음을




알아 들을 수가 없어서 대화을 포기했다.






"Sorry. I don"t understand your pronounce."






그렇게 대화를 포기하고 있는데 케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버스 운전사와 뭔가 다투는 소리가 들렸는데 케이의




목소리가 아주 저음으로 가다 가끔 아주 고압적으로 변했다.




"Ok, ok i"m sorry"




케이가 우리를 보고 쾌활한 목소리로 설명해준다. 버스 운전사가 다른 노선으로 가려고 해서 잠깐 다퉜다는.




그의 얼굴이 궁금해 졌다.








버스에서 내리자 어두컴컴한 골목으로 우리를 인도했다.




"여기는 뉴델리 여행자 거리인 빠하르간지 입니다. 앞으로 이틀간 여기서 묵게 됩니다. 그리고 인도 남자들은 아시




아계 여성 들에게 신체적인 접촉을 하며 성적인 충족감을 느낍니다. 만약 인도인들이 팔이나 다리를 만지면 단호




가게 No 라고 하시고 화를 내셔야 합니다. 인도인들은 아주 비 위생적이기 때문에 병이 옮을 수도 있습니다."




지리적인 설명과 짧은 주의를 주고 나서 앞장서서 숙소로 안내하기 시작했다.






HOTEL ****




"말만 호텔이지 실제로 우리나라 모텔 수준인 게스트 하우스 입니다. 에어콘 이 설치되어 있는 방은 더블 600루피




트리플 650루피 입니다. 굳이 에어콘이 없는 방을 쓰시겠다면 좀더 싼 가경으로 조치해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체력




관리를 위해서 에어콘이 설치되어 있는 방을 권하고 싶습니다. 지금 기온이 40도를 넘거든요"








숙소에 들어와서 밝은 곳에서 케이를 보자 감탄이 나왔다. 짧은 머리에 시원한 이만 짙은 눈썹 오똑한 코 고집스러




운 입술 깊운 눈매는 180이 넘을 정도의 마르지도 찌지도 않은 탄력적인 체구와 갈색으로 그을린 그의 살은 그의




매력을 더해주고 있었다. 한 스물 여덟 혹은 아홉 많이 봐서 삼십. 녀석 참 시원하게 생겼다.








"문제는 방 배정 입니다. 더블과 트리플은 개인당 가격차가 꽤 납니다. 물론 돌아가면서 방 배정을 해야 겠지만 우




선은 개개인이 원하는 데로 최선을 다해 방 배정을 해 드리겠습니다."






공항에서 친해진 사람들 끼리 두세명씩 둘러 소근대고 있었다. 방 배정과 상관없이 케이에 대한 이야기였다.






"다들 정하셨습니까?"






십여분이 지나자


"아뇨 아직"




"다들 피곤하신데 그럼 제가 임의로 정해 드리겠습니다. 부부로 오신 분들은 두분이서 더블을 쓰실 거죠? 네. 그다음 삼십대 형님들은 트리플 쓰세요."




나도 모르게 삼십대 트리오에 꼽혀 버렸다. 물론 비슷한나이의 사람들과 같은 방을 쓰는건 이의 없다.






"군대가기 직전 휴학생 세명 트리플 쓰고. 삼십직전 반항기인 처녀들 트리플, 한명이 남네요. 누구죠?"




구석에서 혼자 있던 아가씨가 손을 든다. 낯이 익은 것 같은데.




" 뭐 저랑 더블 쓰죠. 이의 있습니까?"




헉 저 가이드가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과년한 처자 한테. 누구든 싫다고 하지.




" 뭐 괜찮아요."






의외의 소리가 흘러 나왔다. 놀란건 나만이 아닌 듯 했다.케이에 의해 삼십대 트리오로 규정되어 한곳에 뭉쳐 있




던 우리들은 일제히 그녀를 의문스럽게 쳐다 보았다. 싫으면 이 아저씨들이 구해 주겠노라고. 근데 왜?




그녀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 뭐 별로. 엠티 가도 혼숙 하잖아요."






그것 과는 다른것 같은데.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공대를 나온 나로서는 엠티란 선배들에 의한 극기훈련과 다름




아미었다. 뭐 요즘은 개방적이니까. 케이를 보니 그는 별 흑심 없다는 듯 선량한 눈빛을 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도 그러려니 하고 있다. 우리만 과민반응인가? 쩝 세대차이 난다.




별일 있겠어?






"그럼 여기 여권들고 와서 체크인 하세요 삼십분후에 제가 각 방별로 찾아가겠습니다."




그리고 그 아가씨와 계단을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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